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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리의 메모장/아무말

글을 쓰는 이유

by 보미와 겨우리 2020. 6. 6.

 몇 년? 아니 몇 달만 지나도, 당시에는 치열하다 생각했던 고민들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을 잘 생각해보면, 이미 거쳐간 것들이다. 두 종류의 계기들을 통해서 내가 비슷한 고민들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와 오래 동행한 보미, 혹은 다른 친구들에게서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나를 들을 때, 그리고 내가 쓴 글들을 돌아볼 때 그렇다. 그래서 난 글쓰기로 밥 벌어먹을 능력은 없지만,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했던 고민과 실수를 반복하는 데 들이는 시간이 아까워서 글을 남긴다. 좋은 친구들과 오랜 기간 서로의 깊은 고민을 나누는 대화가 좋은 이유도 같다. 그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쓸 때, 분명 내가 겪은 일들임에도 막상 글로 쓰려고 하면 아득해지는 것도 내가 나를 잘 모른다는 방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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