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겨우리의 메모장/아무말6

시가 좋다는 생각이 든 건 시가 좋다는 생각이 든 건 최근의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 특별한 존재들을 위해 쓰여진 시가 좋다. 한 단어 한 단어.. 조심스레 맞춰진 시들은 아름답다. 오늘 류시화 시인이 엮어 펴낸 시집 을 펴 읽다가 당신의 생각이 났다. 두어 번 다시 읽게 만든 작품들의 이름과 작가들이다. , , , , , ,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돌아보게 만드는 시들을 보면 처음에는 경탄하게 된다. 거기서 끝이면 좋을텐데, 시와 내 인생을 비교하기 시작한다. 내가 보는 내 인생은 뒤죽박죽, 엉망진창이다. 애초에 삶을 좀 맥락있게 살고 싶다는 욕망을 포기할 게 아니라면, 혼자서는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을 것만 같다. 당신은 이런 내 인생을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봐준다. 당신이 말해주는 '나'를 듣다보면 나도 괜찮아질 수도 있겠다는.. 2020. 6. 7.
글을 쓰는 이유 몇 년? 아니 몇 달만 지나도, 당시에는 치열하다 생각했던 고민들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을 잘 생각해보면, 이미 거쳐간 것들이다. 두 종류의 계기들을 통해서 내가 비슷한 고민들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와 오래 동행한 보미, 혹은 다른 친구들에게서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나를 들을 때, 그리고 내가 쓴 글들을 돌아볼 때 그렇다. 그래서 난 글쓰기로 밥 벌어먹을 능력은 없지만,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했던 고민과 실수를 반복하는 데 들이는 시간이 아까워서 글을 남긴다. 좋은 친구들과 오랜 기간 서로의 깊은 고민을 나누는 대화가 좋은 이유도 같다. 그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쓸 때, 분명 내가 겪은 .. 2020. 6. 6.
군생활 속에서 만난 책과 드라마 어려서부터 내가 주로 섭렵한 드라마는 정통 사극이었는데... 언제부턴가 나도 멜로가 체질이 됐다. 주인공들의 나이가 서른, 내 나이가 스물아홉! 슬슬 내 나이가 무서워질 무렵... '서른 되면 괜찮아져요'라는 작중 드라마 제목에 괜스레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김영하 작가의 를 읽었다. 10년 가까이 예능프로와 담쌓고 살았다 보니... 김영하라는 사람의 말과 글을 처음 접한 게 이번 책이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그렇게 모두 여행자라고 생각하면 떠나보내는 마음이 덜 괴롭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환대했다면, 그리고 그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작가의 말에 위안을 받는다. 여행을 매개로 고전에서부터 현대문학, 작가의 삶과 방송 경험, 여행지의 에피소드, 다큐멘터리와 영화, 드라마... 여.. 2020. 6. 5.
잊은적 없었다는 거짓을 말할 순 없다 6년이 지났지만, 미안한 마음뿐이다. 잊지 않겠다던 다짐은, 외면해온 내 모습을 향하기도 했다. 그 다짐은 어떻게 되었냐는 질문에 시선은 이미 바닥을 향한다. 같은 죽음이 이어지지 않게 되었냐 물어본다면 더 깊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잠시 고민한 뒤 작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겠다. 당신들을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많이 있어서라고 용기를 내 대답해본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던 간절함으로, 긴 여정을 준비한다는 말을 덧붙인다.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 것이라는 마취제를 놓고 방관해온 아픈 손가락들 다시는 놓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멀리서나마 전한다. 2020. 4. 16.